이모젠 라일리 시점

나는 몽롱하게 잠에서 깨어났다. 태양이 막 내 낡은 혼다 시빅의 앞 유리창을 통해 비치기 시작했다. 몸을 쭉 펴면서 좀 더 편안한 자세를 찾으려 했다. 거의 석 달 동안 차 안에서 생활해왔고, 내 몸은 이제 정말 항의하기 시작했다. 일어나 앉으며 담요를 몸에 두르고 얼어붙은 피부를 따뜻하게 하려 했다. 빈 보드카 병이 좌석에서 굴러 조수석 발밑으로 떨어졌다. 지금 당신이 뭘 생각하는지 알 것 같다: 내가 알코올 중독자라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 나는 음주운전도 절대 하지 않는다.

내가 처음 차에서 자야 했던 날 밤은 영하 3도였다. 나는 얼어 죽을 것 같았다. 다행히도 내 어머니는 술을 좋아하셨고, 내 물건들이 보관된 창고에 인화성 액체를 둘 수 없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술병들을 차에 두어야 했다. 그 술병들은 불편하게도 트렁크 공간의 절반을 차지했다. 어머니가 술을 좋아하신다고 했을 때 거짓말이 아니었다.

처음엔 그것들을 버릴 생각이었지만, 이제는 버리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 어머니가 가장 좋아하신 것은 보드카였고, 그 다음은 데킬라였다. 나는 술을 많이 마시지 않았다. 어머니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누구든 술 마시는 것을 꺼리게 될 정도였으니까. 하지만 그 추운 밤에 나는 '왜 안 되겠어?'라고 생각했다. 이제 집 없이 차에서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잊고 잠들기 위해 술병을 잡았다. 해가 될 것 없다고 판단했다. 내 인생은 이미 꽤 엉망진창인 갈림길에 서 있었으니까.

그날 밤 취하면 추운 밤을 견디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취하면 추위를 느끼지 못한다. 사실 어떤 것도 별로 느끼지 못한다. 내 알코올 내성은 꽤 인상적으로 발달했다. 나는 자신을 망가뜨릴 정도로 마시지는 않지만, 이 비좁은 차에서 보낸 첫날 밤이나 어젯밤처럼 추위를 쫓기 위해 몇 잔 마시곤 한다.

해가 서서히 뜨는 것을 지켜본다. 차에서 사는 것의 한 가지 장점이 있다면, 직장 주차장에 살고 있기 때문에 절대 회사에 지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무도 모른다, 청소부 톰을 제외하고는. 그는 60세 남자로, 정수리가 벗겨지고 친절한 눈과 포근한 체형을 가진, 할아버지 같은 성품의 사람이다.

그는 어느 날 밤 내가 차에서 자고 있는 것을 우연히 발견했다. 나는 그에게 이것이 일시적인 것이라고 말했고, 그래서 그는 우리 사이의 비밀로 지켜주고 있다. 내 상사들은 내가 열정적이고 열심히 일하는 직원이라고만 생각한다. 톰을 제외하면 나는 항상 가장 먼저 출근하고, 톰은 주차장과 건물을 여는 사람이다. 그리고 나는 항상 가장 늦게 퇴근한다. 나는 그들의 생각을 바로잡을 생각이 없다. 그들이 무엇을 생각하든 상관없다. 나는 이 직업이 필요하다.

시동 키를 향해 손을 뻗어 차에 시동을 걸자 내 휴대폰이 즉시 켜지고 라이터 소켓을 통해 충전되기 시작했다. 지금은 오전 7시다. 일어나서 조수석 쪽으로 몸을 기울여 문 위 천장에 있는 손잡이에 걸려 있는 오늘의 옷을 집었다.

좌석을 최대한 뒤로 밀고, 트레이닝 바지를 벗고 팬티를 집어 들었다. 다리를 따라 팬티를 올리고 검은색 정장 바지를 입고 단추를 채웠다. 그런 다음 브래지어를 집어 들고, 운전대 뒤로 몸을 숙여 재빨리 셔츠를 벗고 브래지어를 채운 후 흰색 단추 블라우스를 입었다.

하이힐을 신고 있을 때 톰이 주차장 최상층으로 올라오는 것이 보였다. 차 문을 열고 그를 맞이했다.

"안녕하세요, 톰," 나는 그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한 후 조수석에서 핸드백을 집어 들었다. 톰은 종이컵 두 개를 들고 걸어왔다. 아침의 가장 좋은 순간이다. 일종의 아침 의식이 되었다. 매일 아침 톰은 주차장 최상층까지 걸어와 나에게 커피를 가져다주고, 우리는 함께 입구로 걸어 내려간다.

"안녕, 사랑스러운 아가씨, 어젯밤은 어땠어?" 톰이 걱정스럽게 물었다.

"괜찮았어요, 조금 추웠지만 이제 익숙해졌어요," 나는 그의 손에서 컵을 받아들며 말했다.

"너 알잖아, 언제든지 우리 집에..."

나는 그가 계속 말하기 전에 끊었다.

"톰, 알아요. 하지만 정말 괜찮아요. 이건 일시적인 거예요."

그는 고개를 저었다. 지난 몇 달 동안 매일 아침 같은 변명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나와 논쟁해봤자 소용없다는 것을 안다. 나는 너무 고집이 세고 도움을 받아들이지 않는 성격이다. 톰은 문 앞으로 계속 걸어가 보안 코드를 입력해 우리를 건물 안으로 들여보냈다. 그는 나에게 그와 그의 아내와 함께 지내라고 제안하지만, 나는 방해가 되고 싶지 않다. 여기는 그렇게 나쁘지 않다. 처음에 주차했던 공원보다 훨씬 안전하다.

톰은 매일 아침 일찍 나를 들여보내 준다. 나는 보통 바로 위층으로 올라가 내 책상으로 향하는데, 편리하게도 에어컨 바로 앞에 위치해 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최상층에 도착한 후, 밖으로 나와 로비를 지나 내 책상으로 걸어가면 내 하이힐이 대리석 바닥에 부딪혀 소리를 낸다. 에어컨 리모컨을 집어 히터를 최대로 켜고 그 바로 아래 서서 커피를 마시며 몸을 녹인다.

몸이 따뜻해지면 책상에 앉아 노트북을 켜고 오늘의 일정과 내가 남겨둔 메모들을 확인한다. 나는 케인 앤 매든 인더스트리에서 약 12개월 동안 일해왔다. 테오 매든과 토비아스 케인의 비서로 일하고 있다. 그들은 이 기술 회사의 소유주이며, 나는 그들이 커플이라는 것을 98퍼센트 확신한다. 내가 그들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본 적은 없지만. 그들은 각자 다른 사무실을 쓰지만, 특별한 방식으로 소통한다. 항상 서로 완벽하게 호흡이 맞는 것 같고, 이상하게 서로를 쳐다보는 모습을 목격한 적도 있다. 심지어 테오가 토비아스의 목에 키스하고 빨고 있는 장면을 우연히 목격한 적도 있다.

솔직히 그건 섹시했고, 내가 넋을 잃고 서 있는 것을 토비아스가 발견하기 전까지는 꽤 흥분되기도 했다. 토비아스가 나를 발견하자 테오는 얼어붙었고, 그 순간 상황이 어색하고 긴장되었다. 나는 방에서 도망쳤다. 그들은 그 일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용서받았다고 생각했다. 그 기억은 내 뇌의 '없었던 일' 파일에 추가했다.

그들이 둘 다 게이라는 것이 아쉽다. 내가 본 가장 섹시한 게이 커플이다. 둘 다 근육질에 키가 크지만, 토비아스가 더 위압적이고 더 진지한 편이며, 때때로 그의 강렬한 시선에서 오는 오싹한 느낌이 내 등골을 타고 내려간다. 가끔 그가 나에게 말할 때, 나를 보는 것이 아니라 나를 통과해서 보는 것 같은 멍한 표정을 짓는다. 한번은 그가 나에게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냈다고 맹세할 수 있다. 하지만 그건 말도 안 된다는 걸 안다. 사람들은 맹수처럼 으르렁거리지 않는다. 그날 18시간 근무한 탓이라고 생각했다.

토비아스 케인은 키가 크고 검은 머리에 근육질이며, 5시 그림자 수염과 강한 턱선, 날카로운 파란 눈을 가졌다. 반면 테오 매든은 더 부드러운 이목구비를 가졌다. 토비아스만큼 키가 크지만 매우 캐주얼하고 여유로운 태도를 가졌으며, 옆은 짧고 윗부분은 조금 긴 갈색 머리를 하고 있다. 그는 회색 눈과 높은 광대뼈를 가졌다. 둘 다 숨이 멎을 정도로 잘생겼다. 여기서 이렇게 오래 일했는데도, 나는 여전히 그들의 신과 같은 외모에 넋을 잃곤 한다.

내가 아직 해고되지 않은 것이 놀랍다. 너무 많은 경우에 멍하니 공상에 빠져 상사들에 대한 매우 부적절한 생각을 하다가 들킨 적이 있다. 하지만 나는 내 일을 매우 잘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들의 비서로 이렇게 오래 버틴 사람은 없었고, 내가 이 직책에서 견뎌온 때로는 미친 듯한 근무 시간을 기꺼이 감당할 사람도 없다.

노트북 확인을 마친 후, 시간을 확인했다. 오전 8시 30분이었다. 상사들이 도착하기까지 아직 30분이 남았다. 자리에서 일어나 핸드백을 들고 화장실로 갔다. 화장대에 화장품을 놓고 빗을 꺼냈다. 내 다루기 힘든 허리까지 내려오는 금발 머리를 빗기 시작했다. 높은 포니테일로 묶기로 결정한 후, 칫솔과 치약을 꺼내 재빨리 이를 닦았다. 또한 이미 길고 두꺼운 속눈썹에 마스카라를 바르고, 짙은 녹색 눈을 더 밝게 보이게 하기 위해 아이라이너를 발랐다. 그리고 붉은 립스틱을 발랐는데, 내 하얀 피부와 멋지게 대비되었다.

이 층에 카메라가 없어서 정말 다행이다. 상사들이 내 아침 루틴을 알게 된다면 너무 창피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들은 내 아침 베드헤드(또는 차 안에서 생긴 헤어스타일) 모습을 그대로 볼 수도 있다. 톰은 상관없다. 그는 내 모습에 신경 쓰지 않고, 나는 항상 그 주변에서 편안함을 느낀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나를 본다면, 조금 어색할 것 같다.

준비를 마치고 나서, 재빨리 작은 주방으로 가서 상사들의 도착을 위해 커피를 준비하기 시작한다. 커피를 다 만들 때쯤 엘리베이터 소리가 들린다. 커피를 쟁반에 올려놓고 재빨리 내 책상으로 돌아간다.